오늘의 묵상
예수님 안에 머무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참포도나무로 자신을 비유하시는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은 가지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단순하고 명료한 비유를 통하여 당신 안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치십니다. 어떤 가지도 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말라 버리고, 결국 잘려 나가 불에 태워지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는 뿌리에서 얻은 영양분으로 열매를 맺으며 나무에 더 단단히 붙습니다.
예수님 안에 머무르는 것은 먼저 그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모든 일상의 순간마다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그분의 태도와 판단을 기억해 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무엇을 말해야 할지 예수님처럼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하느님께서는 주십니다.
예수님을 기억하는 사람은 자신 안에 일어난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울과 바르나바가 유다인들의 박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대히 설교하며 그리스계 유다인들과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 안에 머물고 계시는 예수님을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기억하고 이야기한 것들이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실천을 이끌어 냅니다.
요한 사도는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라고 권고합니다. 사랑은 느낌이나 관심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웃을 향해 행동하게 합니다. 그리고 행동에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 앞에서 하느님께 기도하고 청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성령의 은사를 통해 많은 열매를 맺게 해 주십니다. 나의 작은 실천이 포도나무에서 많은 열매를 맺게 하는 믿음의 결실이 될 것입니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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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내 안에 머물러라.” 피정 집이나 성체 조배실 같은 곳에 특히 잘 어울리는 말씀입니다. 그러한 곳이 바로 우리가 주님 안에 머물면서 그분께서 주시는 힘과 용기로 양육되고 성장하는 적합한 장소가 아니겠습니까! 시간을 내어 이렇게 주님의 현존 안에 머무르려는 노력 없이 그저 우리 자신의 힘만 믿고 의지하면서 어떤 일을 추진한다면 그것은 종이로 장난감 집을 짓는 일에 불과할 것입니다.
자신이 한 일을 되돌아보거나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을 곰곰이 살펴볼 때, 그 안에 포도나무의 수액이 흐르고 있는지 아니면 곧 말라 버릴 가지인지 직감적으로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가지에 붙어 있는 생명 없는 열매들을 보게 되면 참 안타깝기도 하고 황망하기도 합니다. 또한 때로는 풍성하고 화려하며 탐스럽기까지 한 포도송이를 발견하고 기뻐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포도 알이 아니라 플라스틱 장식물일 때, 씁쓸함을 느낍니다. 포도나무 가지가 살아 있기 위해서 첫째로 중요한 일은 나무에 붙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열매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붙어 있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신 것만이 아니라,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신다.” 하고 경고하셨습니다. 제2독서는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분 안에 머문다고 강조합니다. 말과 혀가 아닌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을 실천할 때 하느님의 사랑이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실 것이며, 이때 비로소 우리는 포도나무이신 예수님께 붙어 있는 가지가 될 것입니다.
당신 목숨까지 내어 주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다 뽑아 주고 싶어 하십니다. 우리도 온 힘을 다해 그 수액을 열심히 뽑아 올려, 누군가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열매들을 주렁주렁 맺는 가지들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