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어제는 교회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치는 날이었고 오늘은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대림 시기의 첫날인데, 어제와 오늘 복음이 같습니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가 어제 복음이었지요. 다시 생각해 보니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대림 시기가 예수님의 첫 번째 오심을 기념하는 성탄을 기다리는 때이지만, 마지막 때에 영광 중에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두 번째 오심을 준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방탕, 만취, 일상의 근심은 우리를 좁은 벽 안에 가두어 버려, 지금 이 순간 외에는 보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게 만듭니다. 만취한 사람은 술이 깨었을 때의 세상이 어떠한지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일상의 근심에 얽매인 사람도 그 일 이외의 다른 것은 생각하지도 못합니다. 자기 일에 몰두한 사람이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가까이 오는 것을 알지 못하듯이, 이렇게 자유롭지 못한 이들은 예수님께서 우리의 문을 열고 들어오셔도 깨닫지 못합니다. 우리 마음과 우리 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안테나를 세워야 하겠습니다.
누군가 인생은 기다림 속에서 저물어 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다림은 막연하고 모호한 것이 아니라, 그분의 오심을 기쁨과 희망 속에서 준비하는 기다림입니다. 주님의 재림 못지않게 우리 개개인의 죽음도 준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지막 순간도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주님의 다시 오심이, 늘 깨어 준비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주님과의 감격적인 해후의 순간이 되겠지만, 영원한 생명을 잊고 순간적인 것에만 몰두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두려운 만남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출저:https://maria.catholi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