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18장 19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

제1독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30,1-5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 “이 모든 말씀, 곧 내가 너희 앞에 내놓은 축복과 저주가 너희 위에 내릴 때,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몰아내 버리신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2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대로 너희와 너희의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3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또 너희를 가엾이 여기시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흩어 버리신 모든 민족들에게서 너희를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 4 너희가 하늘 끝까지 쫓겨났다 하더라도,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그곳에서 너희를 모아들이시고 그곳에서 너희를 데려오실 것이다. 5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 조상들이 차지하였던 땅으로 너희를 들어가게 하시어, 너희가 그 땅을 차지하고 조상들보다 더 잘되고 번성하게 해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서로 용서하십시오.>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4,29―5,2 형제 여러분, 29 여러분의 입에서는 어떠한 나쁜 말도 나와서는 안 됩니다. 필요할 때에 다른 이의 성장에 좋은 말을 하여, 그 말이 듣는 이들에게 은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하십시오. 30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31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32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5,1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2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19ㄴ-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묵상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민족이 하루빨리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해 봅니다. 민족의 분단이라는 쓰라린 역사의 상흔이 한 세기가 다 되어 가도록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칠십 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기도해 왔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여전히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듯 보입니다. “왜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가져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기도에 관련된 말씀과 용서에 관한 말씀이 함께 등장합니다.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께 청하는 것으로 그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반면에 용서는 인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역할과 인간의 역할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움직여 오신 전형적인 방법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뜻대로 세상을 움직이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언제나 인간과 공동 작업을 하고자 하십니다. 이것은 기도로 청원을 드리는 것만으로 하느님을 움직일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노력이 함께 필요한 것입니다.
다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바라봅니다. 우리 민족은 지난 칠십 년 동안 하나 됨을 위해서 긴 시간 기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 되고자 하느님과 함께하는 노력이 부족하였음을 의미합니다. 분단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리에게 통일의 필요성과 간절함은 점점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남북이 평화로이 교류하고 소통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하나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며 노래도 불러 왔습니다. 희망과 노래만이 아닌 진정한 화해와 용서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필요함을 기억하면서 다시 한번 기도해야겠습니다.
(박형순 바오로 신부)
오늘의 묵상
“너희가 하늘 끝까지 쫓겨났다 하더라도,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그곳에서 너희를 모아들이시고 그곳에서 너희를 데려오실 것이다.” 이러한 신명기의 말씀은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줍니다. 언젠가는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을 하나 되게 하시고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신다는 꿈을 꾸게 합니다. 가족들이 흩어져 두 세대가 지난 지금 이산가족들은 마지막 남은 희망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근심과 슬픔이 기쁨과 즐거움으로 바뀔 그날이 언제 올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남북이 갈라져 전쟁을 한 뒤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통일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합니다. 남북 간에 생기는 경제 성장의 차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적대감, 군비 증강은 결코 우리 민족이 화해하고 일치하기가 쉽지 않음을 깨닫게 합니다. 그러나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민족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통일의 그날이 오리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습니다.
남북의 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는 것입니다. 남북이 서로 용서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모아 기도하면 하느님 아버지께서 들어주신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거창한 구호를 외치기보다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과 이웃을 용서하고, 특히 어린이들과 청년들은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
나눔:
1. 마음에 와 닿는 단어나 구절을 이야기 해봅시다.
2. 나의 가족이나 나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준 사람이 성당 새신자로 왔다면 나는 용서를 구하는 그 사람에게 예수님의 말씀대로 용서하고 살 수 있는지 이야기 해봅시다. 무엇이 나를 그사람을 받아드리는데 방해가 되나요?
3. 우리 공동체(교회, 나라, 모임)의 일치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교회가 대형화가 되면서 개인의 큰 노력이 없으면 사람을 알 기회가 없고 새로운 사람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걸 종종 경험합니다.  이런 시기에 어떤 접근방법이 필요한지 우리가 현실적으로 어떤 도움을 공동체의 일치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이야기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