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루카(21,37-38 참조)에 따르면, 지상 생애의 마지막 날에 예수님께서 낮에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르치시고 밤에는 올리브산에 가시어 묵곤 하셨는데, 군중은 그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이 들려주듯이, 아침에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말씀하셨을 때, 그분 앞에 곤혹스럽고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모세의 율법에 따라 돌을 던져 죽여야 한다고 말하며 예수님께 묻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예수님께서는 조용히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시다가 그들이 줄곧 물어 대자 몸을 일으키시어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아무도 이런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나이 많은 자들부터 하나씩 둘씩 모두 떠나갑니다.
왜 나이 많은 자들이 먼저 떠났을까요? 나이 많은 이들이 더 나쁜 죄를 지어서, 아니면 더 현명해서일까요? 그곳에는 예수님과 여자만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녀에게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 여자는 예수님께 감사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사실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모두 죄인입니다. 주님께서 베푸신 용서의 눈길은 그녀에게 생명과 무엇보다도 개인적 존엄성을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태어남을 느꼈습니다. 하느님의 용서가 사람의 권리를 되찾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안봉환 스테파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