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세례를 통하여 모든 신자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임에도 하느님의 자녀처럼 살지 못하는 이유는, 세례를 물로만 받고 성령으로는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믿음’을 선물합니다.
내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믿어야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늑대에게 키워진 아이는 자신이 늑대라고 믿을 것입니다. 자신이 늑대라고 믿으면 사람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닐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사람임을 믿어야 합니다. 사람은 믿는 대로 되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하늘에서 들려오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소리를 들으십니다. 세례는 이렇듯 내 정체성이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 곧 ‘하느님’임을 확고하게 믿게 만드는 예식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하느님입니다. 사람의 자녀는 사람으로 살고, 하느님의 자녀는 하느님으로 삽니다. 사람의 자녀는 세상에 집착하며 살고, 하느님의 자녀는 하느님 뜻에 ‘순종’하며 삽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는 오늘 제1독서에서처럼 또한 “종”이기도 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순종하는 자녀를 사랑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께 순종하시어, 오늘 제2독서에서 증언하는 것처럼,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많이 하셨습니다. 사람이 사람임을 믿으면 두 발로 걷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본성상 사랑을 실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전삼용 요셉 신부)